슬럼독 밀리어네어
감독 대니 보일 (2008 / 영국)
출연 데브 파텔, 프리다 핀토, 아닐 카푸르, 아유시 마헤시 케데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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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독 밀리어네어

1,400만달러의 제작비를 들인 영화는 개봉 한달만에 3억달러를 넘어섰다고 한다.
아카데미상 8개부문을 수상한 이 영화는 인도를 빈민가에서 태어나 정규교육조차 받지 못한 자말이라는 청년이 TV퀴즈쇼에 출연하여
최후까지 퀴즈를 풀면서 백만장자가 된다는 영화다.
어찌보면 황당하기도 하고, 영화속이라 가능한 황당한 얘기일지 모르지만, 이 퀴즈에 자말의 인생을 보면서 같이 슬퍼하고 , 감동하고, 아파하는 부분일 것이다.




시작은 2006년 인도 뭄바이

영화가 시작되면서 위와같은 퀴즈가 나온다.

자말은 2천만 루피의 상금이 걸린 마지막 한문제만을 남겨놓고 있다.
그는 어떻게 여기까지 올수 있었을까?

A: 컨닝했다.
B: 운이 좋았다.
C: 그는 천재다.
D: 영화일 뿐이다.



인도 뭄바이의 빈민촌에서 자라 제대로된 교육한번 받지못한 청년 자말.
그는 지금 인도 최고 인기 퀴즈쇼 "누가 백만장자가 되길 원하는가" 라는 프로에 나와 퀴즈를 풀고 있다.
전화교환원들의 차 심부름을 하며 일하고 있는 자말은 사회자의 조롱섞인 말들을 들으며 하나둘 퀴즈를 푼다.
우연인지 운명인지 그에게 주어지는 퀴즈들은 어린시절 기억들을 엮이며 그에게 운명과도 같은 백만장자의 길로 다가가게 한다.




빈민가의 말썽꾸러기 형제인 자말과 살림.
개구쟁이고 착한 자말과 달리 그의 형 살림은 어린나이에 비해 이재에 밝은 장난꾸러기이다.
이러한 성격은 커가면서도 대조적인 삶을 살게되는 두 형제의 모습으로도 나타난다.

빈민가에서도 엄마와 평화롭게 살던 어느날 힌두교와 무슬림의 종교 갈등으로 인해 엄마를 잃고 두 형제는 떠돌게 되다가
혼자 남겨진 라티카를 만나게 된다.
자말과 라티카는 서로를 의지하게 되고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된다.
셋은 떠돌아 다니다가 시원한 콜라를 건네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자신들을 보살펴 주는 착한 사람인줄 알았지만 그들은 집없고 부모없이 떠돌아 다니는 아이들을 데려와 장님가수를 시키고, 앵벌이를 하게 만드는 사람들이었다.
예전에 우리나라에서도 어린아이들을 데려다 앵벌이 시키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는데, 인도에도 이러한 사람들이 있다는게 씁쓸했다.

인도에서 유명한 <다르샨 도 간샴> 이라는 노래를 아이들에게 완벽하게 시킨후에 장님으로 만들어서 거리에서 노래를 하면
돈을 더 준다고 한다.




살림은 이러한 모든것들을 지켜보게 된다.
어린아이의 눈에서 그들의 추악한 모습을.
마망은 살림에게 그의 동생인 자말을 데려오라고 한다.




살림이 자말을 데리고 마망에게 가서 노래를 완벽하게 부르면 자말도 한쪽눈이 멀게 되면서 장님가수로 거리에 나가 노래를 부르게 된다.  이러한 사실도 모르고 자말과 라티카는 돈을 많이 벌면 어떻게 살 것인지 얘기하면서 자기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살림은 자말과 라티카와 함께 그곳을 도망쳐 기차에 올라 타지만 안타깝게도 라티카와는 이별을 하게 된다.




이들 형제는 기차에서 물건도 팔면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소년으로 커간다.




후에 타지마할에 관광온 관광객들을 상대로 관광을 시켜주고 사진을 찍으며 돈을 벌고,
신발을 훔쳐다가 시장에 팔면서 생계를 이어간다.




살림이 지켜보는 가운데 노래를 부르고 장님이 된 소년 알빈드.
자말이 알빈드에게 건네는 백달러 지폐. 후에 자말이 백달러 지폐에 누구의 초상이 있는가 라는 퀴즈에서
벤자민 프랭클린의 초상이 있다는걸 알게 해주는 인물이다.
그는 보이지 않는 눈으로 더듬더듬 자말을 손으로 느끼며

"많이 컸구나, 자말"

이렇게 말할때는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
미안하다는 자말의 말에 친구를 구했기에 괜찮다고 말하는 마음 따뜻한 인도소년이었다.

자말은 알빈드에게서 라티카의 소식을 접하게 되고, 형 살림과 함께 라티카를 데리러 가게 된다.




라티카는 그동안 아름다운 소녀로 성장하게 되었지만, 못된 마망의 밑에 있어서 자말과 살림, 그리고 마망. 그 셋은 다시 마주하게 된다. 마망은 자신에게서 도망친 두 형제를 잡으려고 하지만, 살림의 가슴팍에서 나온 권총의 총구는 자망 자신에게 겨누는 살림으로 부터 목숨을 잃게 된다. 
그렇게 세명은 마망에게서 도망치게 되고, 다시 만난 자말과 라티카는 행복해 한다. 
하지만 그 행복도 잠시.




형 살림은 뭄바이의 깡패인 자베드를 찾아가 자신이 마망을 죽였다고 하면서 그의 밑에서 일하게 되고, 라티카와 자말을 떼어놓고 자말은 떠나보내려 하자 반항하는 자말에게 마망을 죽인 권총으로 위협을 하게 된다.

그렇게 자말은 형 살림과 라티카와 헤어지게 된다.




시간은 흘러서 소년 자말은 청년 자말로 성장하게 된다.
콜센터 보조로 일하게 된 자말은 우연히 형 살림의 연락처를 알게 되고, 둘은 다시 재회하게 된다.
그 옛날 자신과 라티카를 떼어놓고, 자베드의 부하로 그의 밑에서 일을 하는 형에게 분노와 배신감을 느끼게 되는 자말.




우연히 찾아간 자베드의 집에서 자말은 헤어진 라티카를 만나게 된다.
둘은 감격스런 포옹을 하지만 이미 라티카는 자베드의 여자로 그의 폭력에 시달리는 연약한 여자가 되어 있었다.
그런 라티카의 모습을 보고 자말은 같이 떠날것을 약속한다.
주저하는 라티카에게 그녀가 올때까지 기다린다고 말하는 자말.




약속장소에 나타난 라티카.
자말은 라티카의 이름을 부르며 서로를 반기지만, 자베드의 부하가 된 형 살림이 나타나 라티카를 강제로 데려가게 되면서 둘은
다시헤어지게 된다.
이때 자베드의 부하가 라티카의 얼굴을 칼로 긋는 바람에 라티카는 왼쪽뺨에 긴 상처를 입게 된다.




라티카가 즐겨 봤던 프로그램인 이 퀴즈쇼에 출연하게 된것도 라티카가 퀴즈쇼에 출연한 자신을 볼까 싶어서 출연하게 되었다.
우연과 우연이라는 운명의 연결고리로 자말은 이제 마지막 한 문제만을 남겨두고 있다.
사회자의 속임수로 마지막에 탈락할 위기도 있었지만, 자말은 운명의 이끌림대로 문제를 맞추게 되고,
인도 최고 지식인들도 풀지 못한 퀴즈를 풀면서 인도 전역의 사람들과 언론의 관심을 받게 된다.




자말은 이제 마지막 한 문제만을 남겨두고 있다.
인도 최초의 빈민가 출신의 백만장자가 될 것인지,
아니면 그냥 이대로 돌아가야 하는지.

Q: 알렉상드르 뒤마의 책, '삼총사'에는
아토스, 포르토스라는 두총사가 있습니다.
마지막 세번째 총사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A: 아라미스
B: 리슐리외 추기경
C: 달타냥
D: 플랜치트

마지막 퀴즈.

어린시절 자말과 살림, 그 둘은 삼총사 중에 두 총사였다.
자말은 라티카가 마지막 총사 일지도 모른다라고 했던걸 회상하면서 알수없는 미소를 짓는다.
그는 말한다.
자신은 답을 모른다고.
그리고 마지막 남은 찬스를 사용한다.
형 살림에게로.




살림은 라티카를 자베르에게서 도망치게 만들고, 동생인 자말에게로 보낸다.
그리고 살림은 돈에 파묻힌채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그의 목숨과 맞바꾼 동생의 행복을 위해서.
예전 자신때문에 두번이나 헤어져야 했던 자말과 라티카의 행복을 위해서.
그는 그렇게 , 어쩌면 자신이 사랑했던 돈과 함께 그의 운명을 같이 하게 된다.




살림의 전화가 라티카에게 있어서 자말은 라티카에게 정답을 물어보지만, 라티카는 정답을 모른다고 한다.

자말도 정답을 모르는 상황. 라티카도 정답을 모르는 상황.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정답은 A라고 말한다.
이유는 "그냥"

여기서 자말이 정답을 알고 있었는지, 아니면 정말 몰랐는지 하는 추측이 있다.
나도 처음에 그가 웃었을때, 어렸을때 학교에서 살림과 자말형제가 배운 삼총사를 기억하지 않았을까..했는데,
두총사의 이름만을 기억한것인지, 정말 그는 몰랐던 것인가?
정말 운명에 맡긴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운명은 자말의 편이었는지, 그가 그냥 맞춘 정답은 그를 인도에서 가장 유명한 백만장자로 만들어 주었다.




다시만난 자말과 라티카.

운명처럼 그 둘은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다가 드디어 운명적으로 다시 만나게 된다.
그 옛날 돈을 많이 벌어서 해변가에 멋진 집을 짓고 살자고 약속했던 것처럼.

아름다웠고 기억에 남았던 장면은 자말이 도망치려다 잡혀 칼자국이 선명하게 남은 라티카의 얼굴 상처에 대고 키스하는
장면은 너무 기억에 남는다.
아픈상처가 너무 깊게 남은 라티카에게 자말의 키스는 깊은 상처를 잊게 만들어 주고 새로운 그들의 행복을 축복해 주는 것인거 같다.






이 둘의 키스로 영화는 끝이나고,,

처음 영화가 시작할때 나온 퀴즈의 정답이 나온다.

D : It is written.

영화일 뿐이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자말과 라티카와 함께 사람들은 한편의 뮤지컬처럼 춤을 추게 된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마무리를 하게 된다.

아카데미상 8개부문에서 상을 받고, 많은 상과 사람들과 평론가들에게 사랑을 받은 작품.
처음에 언론의 관심을 갖고 이 영화에 대한 많은 기사가 쏟아져 나와도 그렇게 크게 관심을 갖고 보지 않았었다.
지루한 영화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지만,
나의 생각은 빗나갔을뿐.
두시간이라는 짧지않은 시간동안 시간 가는줄 모르고 재미있게 봤던것 같다.

영국감독이 만든 인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
인도에서도 빈민가의 생활을 그대로 반영하면서, 아직도 빈부격차와 카스트제도로 인도의 어두운 면을 그린 영화라는 점에서도 많은공감을 이끌어 낸것 같다.
어찌보면 우리나라가 전쟁후에 황폐해지고, 산업혁명으로 빈부격차가 심해지면서 많은 사회적인 문제를 낳았던 시절처럼 지금 인도도 그러한 진통을 앓고 있는것 같다.

첫 퀴즈에서 마지막 퀴즈까지 모든 퀴즈의 정답은 자말의 삶을 그대로 반영한다.
즐거웠던 기억보다는 아프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들이 그의 운명이었다면,
그러한 운명으로 인해 그는 인도에서 가장 유명한 백만장자가 되는 운명이 되었다.

"
지금 나는 깨닫는다. 내가 지나온 모든 길이 하나의 과정이었음을.
내게 필요했기 때문에 그 많은 일들이 일어났음을.
한때 나는 어리석었고, 긴 방황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그 모든 것이 하나의 과정이었다.
지금 이 순간, 이 자리로 나를 데려오기 위한 필연적인 단계였다.
그 길 외에 다른 길은 있을 수 없었다."

- 류시화 <지구별 여행자中 > -

지금 읽고 있는 류시화시인의 지구별 여행자.
인도여행을 하면서 쓴 책으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것이다.
나또한 류시화 시인의 책을 읽고 인도여행을 꿈꾸는 사람중에 하나로
지금 이 구절은 자말의 인생과도 딱 맞는 말같다. 

내가 지나온 모든 길이 내게 필요했기 때문에 그 많은 일들이 일어난것이라고.
어리석고, 방황의 시간 그 모든것들이 하나의 과정이었다고.
지금 이 순간, 이 자리로 나를 데려오기 위한 필연적인 단계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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