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또다른 매력중에 하나는 계획하지 않은 낯선곳에 발을 내딛는것이 아닐까?
정해진 루트대로, 정해진 시간대로 움직이는 여행은 편하긴 할 것이다.
몇시까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먹고, 또 다른 곳으로 여행을 떠나게 되면 더 많은것을 보고, 시간을 알차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낯선곳에, 생각지도 않은곳에 발을 내딧어, 더 새로운것을 보고, 맛보게 되는것 또한 기억에 남는 여행일 것이다.
우리는 원래 전주를 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무작정 기차를 타고, 순천으로 향하던중 갑자기 다른곳에 정차하고 싶었다.
어차피 이 내일로 기차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건 일주일동안 마음대로 기차를 오르고 내릴수 있는것이 아닌가.
우리는 내리고 싶을때, 타고 싶을때, 시간에 구해받지 않고 기차를 탈 수 있는 것이다.
왠지 모험을 하고 싶었던 걸까?
거창하게 모험이라고 하면 좀더 특별한 기억을 남겼다 하는 여행을 의미있게 포장하는걸수도 있겠지만,
우린 기차를 타고 가는길에 다른곳에 가고싶어졌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던 끝에 전주를 가기로 했다.
전주하면 전주비빔밥이 유명하지 않은가,
그래, 전라도 여행을 하면서 맛있다고 소문난 전라도 음식을 안먹어 볼수 없지.

사실 전주가 한옥마을이 유명한지는 몰랐었다.
아마도 우리나라사람 대부분이 그러하듯, 전국 팔도 유명 관광지를 꿰뚫고 있는 사람들이 몇명이나 될 것인가.
미국이나 중국처럼 넓디넓은 땅에서 사는것도 아니고, 한국이라는 조그마한 나라에 살면서 기차로 4-5시간이면 갈 거리를 태어나 처음 가보고, 한옥마을이 어디에 있는지 처음 알게 된것도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동안 살면서 가본곳이라고는 내고향과 대학교를 다녔던 대전, 그리고 지금 살고있는 서울,,
대전 밑으로가는 생전 가보지 않아서 이번 여행이 더 설레였었다.










동영이와 무작정 내린 전주역.
역에서 내려서 택시를 타고 한옥마을로 가니 정말 마을 전체가 한옥이었다.
흡사 서울의 인사동 같아 보였지만 안으로는 학교도 있고, 사람들이 사는곳도 있고, 그 마을안에 관광지와 함께 사람들의 주거도 함께 있었다.
길가 평상에 모여앉은 할아버지들의 눈에는 자신들이 사는곳에 와서 신기하다가 사진을 찍고, 구경을 하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오히려 더 신기해 보이는거 같았다.
사실 나와 동영이도 전주는 제대로 알고 온게 아니고 정말 급하게 온거라서 어디에 뭐가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냥 길따라 사람따라 그 근처에서만 맴돌다가 우연히 가게된 전동성당.






전동성당은 전주시에 세워진 최초의 성당이자 가장 오래된 성당이라고 한다. 그리고 호남전체에서도 최초의 서양식 성당이다. 
한때 천주교 신자(?)라고 말하기 부끄럽지만, 성당을 다니고, 세례까지 받아서 그런지 나름 성당에 가면 친근감이 느껴지는데, 이곳또한 엄숙함과 경건함이 묻어나오는듯 했다.



전주에 왔으니 전주비빔밥을 먹지않고 갈수는 없는법!
난아한테 물어보니 한때 허영만의 식객에 나온 전주비빔밥집이 유명하다고 해서 지도들고 무작정 찾아갔다.
한참을 걷고, 길을 물어보고 이 성미당이라는곳을 찾아왔다.



photo by LeeDong


일반 비밤밥과 다르게 비벼서 나온다고 했던 성미당 전주비빔밥..
처음 나왔을때는 고명까지 다 올려져 있어서 이게 왜 비벼나온다고 그랬지?,, 하고 생각해보니, 밥이 고추장 양념에 비벼나오고
그 위에 고명을 올려놔서 그런것이 었다.. 난 그것도 모르고 아줌마에게 왜 안비벼나오냐고 물어봤더니
아줌마 그냥 귀찮단듯이 설명은 패스하고, 그냥 먹으면 된다고 말하더군.. =.=

가격은 10,000원..
일반 비빔밥 치고는 비쌌지만 전주에 왔으니 전주비빔밥을 먹어야한다는 사명감(?)과 함께 맛도 있어서 그런지 비싼감은 안들었다.
굿!~~ 나중에 또 가서 먹고 싶다..


초 스피드로 전주 한옥마을을 보고, 전주 비빔밥으로 늦은 점심을 먹은후에 다시 기차에 올랐다.
우리의 다음 목적지는 숙박을 해결하기 위한 순천...

순천에 도착하니 날이 어둑어둑해 지고 있었다.
순천만에 가보고 싶어서 택시를 타고 순천만에 갔지만 이미 날은 어두워지고, 주변은 깜깜해서 어디가 어딘지 하나도 보이지 않고 ㅠ
구름끼고 바람부는 날씨만 우리를 반겼다.
결국 우린 순천만쪽에다리만 걸어보고, 야경찍은걸로 만족해야만 했다.





그날 동영이와 순천만에서 나온 버스를 타고 다시 순천역근처에서 숙식을 해결하기 위해 이마트에 들려 간단하게 저녁을 해결하고,
지금까지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 이마트표 장바구니를 사고, 필요한것을 산 뒤에 찜질방에서 하루를 묶기 위해 찜질방으로 향했다.

사실 난 찜질방은 잘 이용하지 않았고, 찜질방에서 자는것도 처음이었다.
찜질방에서 과연 편하게 잘수 있을까?,, 자다가 변태는 만나지 않을까, 물건을 잃어버리지는 않을까... 걱정이 됐지만 그래도 처음 간다는 것과 따뜻한 물에서 편하게 씻을수 있다는 생각에 피로가 풀릴 듯 싶었다.
간단하게 씻고 식혜도 한잔씩 하고, 잠을 청하려는데,, 이건 뭥미,,,
너무 더웠다. ㅠㅠ
여자전용 공간은 이미 만석이고, 주말이라 사람들은 왜이렇게 많은것일까,,
남녀노소 시끌시끌,,,,
나중에 피곤함에 잠을 청하려는데 너무 더워서 자다가 계속깨고, 불안감에 자다가 깨고, 결국,, 결국,,
아침 6시가 다되가는 시점에 여자가 소리지르는 소리에 깨고 말았다.
상황인즉, 술취한 아저씨가 나처럼 내일로 여행을 하는것같은 또래아이의 몸을 더듬었다는 것이다.
자다 너무 놀래서 깼더니 그 여자는 남자에게 나오라고 하면서, 경찰에 신고하고,
경찰의 출동으로 그 술취한 아저씨는 나가게 되었다.
휴.. 생전 처음으로 찜질방에서 자게 되었는데, 이렇게 안좋은 일을 보다니,,
역시 잠자리가 편해야 마음도 편한듯.
밤세 뒤척였더니 피곤하기도 하고, 얼른 씻고 아침 기차를 타고 드디어 내일로의 성지라는 보성 녹차밭을 향했다.





전주와 순천에서..




호남행 열차를 타고 넓게 펼쳐진 평야를 보면서,






- 전주에서






















: